뇌졸중은 무엇이고 언제부터 진행되는 것일까?

하보니

뇌졸중은 말 그대로 '뇌 기능이 졸지에 중단된다는 뜻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에 손상을 입은 상태를 일컫는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 혈관이 터져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이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90%를 차지한다.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평소와 달리 어지러움이 느껴지거나 팔다리 힘이 빠진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다. 동맥경화는 당뇨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으로 혈관 벽 내부에 지방 성분과 염증 세포가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상태다. 특히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동맥경화로 이어지고, 동맥경화가 뇌졸중 원인이 되는 이유를 보면 혈압이 높으면 혈액이 혈관을 지날 때마다 혈관 벽에 계속 압력이 가해진다. 이 과정에서 혈관벽이 손상되고 망가진 벽 사이로 혈관속을 지나다니는 지방질이나 불순물이 들어온다. 콜레스테롤 지방질과 찌꺼기도 쌓인다.

지방질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벽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 동맥경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한다. 빠르게 지나갈 수 없어 혈액 속 혈소판 등에 찌꺼기가 붙고 핏 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떨어져서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오게 된다.

특히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뇌졸중 위험이 커지는데,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기 때문이다. 또 체온이 낮아지면 피가 끈끈해지고, 혈전도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을과 겨울에 뇌졸중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이때문이다. 한쪽 팔다리를 쓰기 힘들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혹은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조기 치료가 핵심이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의학 발전으로 급성 뇌경색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뇌졸중 환자를 미리 식별해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골든타임을 놓쳐도 24시간 안에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괴사한 뇌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다. 현재 임상시험은 2단계로 사망율은 30%에 불과하다(2024년 기준).

한편, 뇌졸중은 55세 이후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젊은 층도 안심해선 안 된다. 뇌졸중은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는 30대, 40대부터 발견된다.

동맥경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 혈관이 막히는 과정이 서서히 이뤄지는 것인데,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뇌졸중 전조 증상은 동맥의 직경이 정상보다 50% 이상 좁아지고 나서야 나타난다.

뇌졸중 증세가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원인 질환이 심해져서 나타난 결과라 하겠다. 만약 55세에 뇌졸중이 발병했으면 그 원인은 30대부터 진행된 동맥경화증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5SDEJvrYdS8?si=kZ49Oh_Sz5GbPn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