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심상치 않다. 춥고 건조한 겨울철 날씨 탓에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고, 예년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탓이다. 방역당국은 독감 유행이 봄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전문 가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주차(12월 22~28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인구 1000명당 73.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주차(12월 15~21일) 31.3명 대비 약 2.4배 급증한 수치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당시 인구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86.2명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13~18세 청소년층에서 특히 유행이다. 중고등학생 연령대인 13~18세의 경우 1000명당 151.3명 꼴로 확인됐다. 초등학생 연령대인 7~12세가 137.3명으로 뒤를 이었고, 19~49세 93.6명, 1~6세 58.4명 순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찾아오면서 고열, 기침 환자 등 인플루엔자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 A형 독감...봄철 재유행 가능성
최근 검출된 독감은 대부분 A형 독감이다. A형 독감은 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을 동반한다.
인플루엔자는 통상 12월 말에서 1월 초·중순 1차 유행하고 2~3월쯤 다시 유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더 길어질 수도 있는 만큼, 생후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통상 봄철까지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어린이와 임신부, 어르신들은 이미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접종을 받으시라"고 당부했다.
독감은 예방접종 효과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통상 백신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방어 항체가 형성된다. 건강한 성인은 백신 접종으로 약 70~90%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 져 있다. 백신 효과는 유행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 개인 면역 등에 따라 달라진다.
생후 6개월 이상부터 13세 어린이(2011 년 1월 1일~2024년 8월 31일 출생자),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195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 국가 지원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 가까운 병의원에서 유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일부 지자체는 개별적으로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지원 여부는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면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