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있었던 해프닝입니다. 대회 종료시 이루어졌던 경품추첨에서 1등 당첨자가 본부석과의 거리가 멀어서 본부석에 늦게 도착했는데요. 당시 대회조직위측은 이를 이유로 당첨을 무효로 처리해버렸습니다. 이후 이것이 유효하게 당첨이 된것이었는지의 여부를 두고 벌어졌던 소송에서 법원은 어떤 판결을 선고했을까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17세의 L군은 2012년 9월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종료 직후에 이루어진 경품추첨행사에서 1등인 아반 떼 하이브리드 승용차(시가 약 2천여만 원)에 당첨되었습니다.
L군은 어머니와 함께 환호를 지른 뒤 주변 관람객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본부석으로 가서 당첨번호를 제시했는데, 뜻밖에도 무효처리가 되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사회자는 L군이 본부석을 향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몇 차례의 현장 당첨고지를 하였음에도 아무런 답변이 없자, L군이 본부석으로 향하는 1분 37초 사이에 결국 재추첨을 실시했던 것입 니다.
재추첨된 당첨자는 우연히도 본부석 바로 뒤편에 있었기 때문에 재당첨자가 L군보다 본부석에 먼저 도착한 것입니다.
사회자는 당시 현장에서 관람객들에게 “두 사람 중 누구를 당첨자로 확정해야 하냐"라고 묻기도 하였고, 대회조직위측과 협의한 뒤 먼저 본부석에 도착한 재당첨자를 최종당첨자로 결정해버린 것입니다.
이에 반발한 L군측이 대구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자신이 바로 경품당첨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확인청구소송을 제기한 사례였습니다.
위 소송에서 재판부는 L군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판결의 주된 이유를 설명하면, 우선 L군과 대구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는 경품행사를 실시하면서 법률상 경품제공계약의 청약을 맺은 것입니다. 민법상 청약의 철회는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만 가능한 것인데, 당첨번호 고지 후 1분 37초만에 분명히 L군이 청약에 대한 승낙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조직위측이 청약을 철회한 것은 무효라는 점을 분명히 했던 것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유료 좌석 맨 끝에서 본부석까지의 거리는 215m로 인파가 붐비는 계단, 통로를 지나는데 4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는데, 본부석까지의 이동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상태로 최초의 당첨자를 무효로 처리해버린 것은 잘못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경품제공은 민법상 '현상광고'라는 형태의 계약관계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하면 광고에서 정한 일정한 지정행위를 한 사람에게 경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광고로 표시하고 이에 응하는 사람이 그 광고에 정한 행위를 완료하게 되면 곧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 계약관계입니다.
경품과 관련된 분쟁의 대부분은 당첨 이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경품제공을 거절하거나 당초 광고내용과는 달리 다른 조건을 붙여 예정에도 없던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일단 경품제공과 관련된 행사를 열 경우에는 먼저 경품에서 정한 광고 내용 그대로 요건을 충족한 이상 당첨자는 법률상 경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공짜로 받는 입장이니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은 버려야 합니다.
또한 사업자가 경품광고를 철회하는 것도 제한이 있는데, 사업자가 자기 마음대로 광고를 철회할 수 없습니다. 특히 경품광고에 응모기간 을 정한 경우에는 응모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광고를 철회할 수 없습니다. 응모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라도 광고에서 정한 행위를 완료한 자가 있기 전에 한해서만 광고를 철회할 수 있다는 민법상의 제한이 있습니다. 특히 철회의 방법은 광고의 방법과 동일한 것만이 유효하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경품으로 제공된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완전한 물건을 청구할 권리나, 하자보수청구,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경품행사도 신중한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진행한다면 또 다른 분쟁의 발단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