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물과 복용해야 하는 이유

하보니

약 먹을 시간이 됐는데 주스나 청량음료, 커피가 앞에 있어서 이런 음료와 함께 약을 먹으려고 한다면 당장 그만둬야한다. 약은 적당량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고, 음료와 섭취하면 절대 안되는 성분도 있기 때문이다.

'약은 잘 삼키기만 하면 되지 꼭 물과 함께 먹어야 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은 꼭 물과 먹어야 한다. 약을 제조하면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효능을 시험할 때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약이 물에 가장 잘 분해되어 흡수되도록 만들어진다. 또 약이 몸 안으로 흡수된 후 생화학 반응이 일어나 약효가 나타나는데 생화학 반응에도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한다.

일정 기간 약을 지속해서 복용하는 경우에는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약이 간에서 해독되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물이 풍부하게 흡수되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없이 침으로만 삼켜도 괜찮을까?

물 없이 약을 삼키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한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식도 내 수분이 충분하지 않아 식도 점막에 약이 붙어 있으면 성분이 녹으면서 해당 부위를 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생제, 철분제, 골다공증치료제, 소염진통제 등 점막을 손상하는 부식성이 있는 약을 물 없이 삼키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또 식도에서 약 캡슐이 녹으면서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거나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 200~250ml가 적당

대부분의 약은 물 온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미지근한 물(체온과 유사한 온도)과 함께 복용하면 약의 용해와 흡수가 조금 더 빠를 수 있다. 약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약 성분이 혈액을 통해 필요한 곳으로 순조롭게 이동해야하는데,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 이런 과정이 원활해지고,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예방할 수 있고 흡수 속도도 빨라진다.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물은 위장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유산균과 같은 특정 제제는 뜨거운 물과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을 복용할 때는 물 200~250ml와 함께 먹는 것이 권장된다. 알약을 기준으로 위까지 한 번에 빠르게 이동하려면 이 정도 양의 물이 적당하다. 약을 복용하고 바로 눕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골다공증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처럼 식도를 자극할 수 있는 약은 복용 후 30분 이상 눕지 말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권장한다.


음료와 복용하면 약효가 변하거나 부작용 위험도

특정 음료와 약 성분이 만나면 약효가 떨어지거나 달라질 수 있으며,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다음 음료는 주의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 우유·유제품: 칼슘과 철분이 항생제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 뜨린다. 변비약과 함께 섭취하면 위경련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 커피·카페인 음료: 카페인을 소염진통제와 함께 섭취하면 위장 장애가 악화하고, 감기약과 함께 섭취하면 카페인 과잉으로 불안, 불면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 : 약물 대사를 방해하고 간 손상, 중추신경 억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 자몽주스: 고혈압약 등의 대사를 방해해 약효가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 탄산음료·과일주스: 특정 약물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위벽을 자극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