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개학 후 몰려오는 피로·두통 늦어진 수면 리듬 '소셜 젯레그'

하보니

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학생이 적잖다.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낮에는 졸음과 피로가 이어지기도 한다. 흔히 방학 후유증이나 적응 과정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방학 동안 흐트러진 수면 리듬이 원인일 수 있다. 생체시계와 학교생활 시간이 어긋나는 이른바 '소셜 젯레그(Social jetlag)'다.

소셜 젯레그는 사회생활을 뜻하는 '소셜(Social)'과 시차로 인한 피로를 의미하는 '레그(Jet lag)'를 합친 말로 몸이 익숙해진 수면 시간과 학교나 직장 등 사회가 요구하는 생활 시간 사이에 차이가 생긴 상태를 뜻한다. 주말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뒤 월요일 아침 유독 피곤한 '월요병'과 유사하다.


목·어깨 결림,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특히 청소년은 소셜 젯레그에 취약하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이전보다 늦게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럽게 밤에는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고 아침에는 더 자고 싶어진다.

문제는 단순히 아침에 피곤한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의과대학 연구팀이 미국 청소년 6890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 늦게 자는 성향이 강하고 소셜 젯레그가 큰 학생일수록 인지 검사 점수와 학교 성적이 낮게 나타났다.

신체 회복에도 영향을 준다. 수면은 하루 동안 쌓인 근육의 피로와 긴장을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히 자지 못하면 회복이 더뎌진다. 여기에 개학 후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까지 겹치면 목과 어깨, 허리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인다. 처음에는 삐근한 정도로 시작하지만 두통과 목·어깨 결림,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할 경우 근막통증증후군 등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소셜 젯레그를 예방하려면 개학과 동시에 생활 패턴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개학 수일 전부터 취침과 기상 시간을 하루 15~30분씩 앞당기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개학 후에도 주말 늦잠을 피하고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야 수면 리듬이 다시 흐트러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공부하는 중간에는 틈틈이 자세를 바꾸고 가볍게 몸을 움직여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생활 습관을 조절해도 피로가 계속되거나 두통, 목·어깨 통증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원상 보라매자생한방병원장은 "방학 동안 늦춰진 수면 리듬은 개학과 동시에 쉽게 되돌아오지 않는다"며 "아이가 개학 후 아침에 유독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두통, 목·어깨 통증 등을 반복해서 호소한다면 단순한 적응 과정으로 여기기보다 수면 시간과 생활습관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