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은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며 일시적으로 숨이 멎는 상태를 말한다. 호흡 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단순 코골 이와는 다르다. 코골이는 상기도 협착으로 인한 저항 때문에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호흡은 이뤄진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쇄되거나 호흡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그러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는데, 이는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아무리 자도 피곤하다. 더 큰 문제는 수면무호흡증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산소 포화도를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밤에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게 한다. 이로 인해 고혈압,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정상 대조군 대비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청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전미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을 1대 1로 매칭해 청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무호흡증 환자는 대조군보다 모든 주파수 대역(500Hz, 1kHz, 2kHz, 4kHz, 8kHz)에서 청력이 더 나쁜 경향을 보였다. 특히 2km 이상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혈중 산소 수치가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귀로 가는 미세혈관의 혈류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로 진행된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를 측정한다.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몇 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 식이다. 1시간 동안 5회 미만이면 정상이고 5~15회인 경우 경도, 15~30회 사이는 중 증도, 30회 이상은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으로 분류한다.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양압기 사용이다. 양압기는 얼굴에 착용해 수면 중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양압기 사용이 어려울 경우 구강 내 장치를 통해 아래턱이나 혀를 앞으로 당겨 상기도 막힘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또 체중 감소가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해부학적으로 상기도가 좁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숙면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